개발 이야기: 세트 던전

개발 이야기: 세트 던전

2.4.0 패치(그리고 5시즌)를 통해 디아블로 III에 여태 없던 새롭고 흥미진진한 콘텐츠인 세트 던전이 도입되었습니다. 일정 장소에 고정적으로 존재하는 이 던전들은 특정 플레이 방식에 맞춰진 다양한 직업 세트 아이템으로 플레이어 여러분의 능력을 시험할 것입니다. 이 세트 던전이 여러분이 평소 즐기던 균열이나 현상금 사냥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마 알게 되셨을 텐데요.

이런 만만치 않은 새 도전들을 내놓게 된 개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여기에 대한 답을 알려드리기 위해, 개발팀이 애초에 세트 던전을 통해 여러분께 제공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세트 던전의 개발 뒷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세트 던전이란?

세트 던전 프로젝트를 이끄는 선임 게임 디자이너 알렉스 술만은 세트 던전에서의 게임플레이 경험은 기존과는 좀 다를 거라고 말합니다. “세트 던전은 여러분의 숙련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마치 줄자 같은 거라고 할 수 있죠.”라며 운을 뗀 그는 다시 말합니다. “디아블로와 같은 게임에서는 항상 어떤 할 거리는 있는데, 측정할 수 있으면서 ‘극복할 수 있는’ 할 거리가 있다는 건 다릅니다. 새로운 것이라 할 수 있죠."


어둠의 어깨걸이 세트 던전 내부.

왜 게임의 다른 구성 요소들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콘텐츠를 게임에 추가할까요? 자신이 해냈다고 말할 수 있는 최종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시즌 여정과 비슷하게 세트 던전은 이들에게 도달해야 할 목표를 제시합니다. 직업 세트 아이템을 모두 갖추는 데에는 많은 수고가 따르지만, 세트 아이템을 모은 후 그 성취감을 “기념할만한” 요소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세트 던전은 그 여정의 끝에 있는 한 줄기 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순위표와 같은 방식으로 세트 던전의 기록이 따로 표시되는 건 아니지만, 세트 던전은 경쟁심을 충분히 불러일으키는 보조적인 콘텐츠입니다. 세트 던전에는 제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개인 기록에 도전하거나, 친구들과 세트 던전 기록을 비교하며 누가 최고인지 서로 우열을 가릴 수도 있는 것이죠.

저희는 두 가지 이유로 일부러 세트 던전을 위한 순위표를 만들지 않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세트 던전에 순위 시스템이 들어갈 경우 여러분께 콘텐츠를 선보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 새롭게 세트 던전에 즐겨보려는 플레이어들이 순위 목록에 올라온 다른 여러 플레이어의 기록들을 보고 낙담하여 세트 던전에 도전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친구들이나 클랜원들과 자유롭게 경쟁하게끔 두는 것이 세트 던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높은 순위권의 플레이어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가능성이 없어 보여도, 친구의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닐 테니까요.


게임 기획 회의 - 세트 던전의 탄생

게임 개발팀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있는지 탐색하는 기회를 갖는 거죠. 몇 달 전, 디아블로 III 개발팀은 이런 시간을 활용하여, 서로가 원하는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서로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알렉스의 경우 여기서 세트 던전 프로젝트를 준비해왔습니다.


알렉스의 초기 기획안 자료 중 한 장. (편의상 한국어 번역본으로 보여드립니다)

세트 던전의 초기 기획 의도는 지금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세트를 아이템을 위한 결승선이죠. 맨 처음 디자인된 것은 델세르의 역작 세트 던전이었는데, 팀의 반응은 대단했습니다. 더 큰 도전에 임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은 뚜렷한 욕구가 있었거든요. 기본적인 계획 관련 질문들을 제외하곤, 개발팀은 구상한 것을 게임 상에 구현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반복 작업 – 디자인상의 문제에 대처하기

이 세트던전 아이디어에는 변경 사항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알렉스는 “정말 오랫동안 검토했어요”라고 말하며,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잘 구성되었음을 언급합니다. 하지만 매우 뛰어난 아이디어일지라도 결코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부딪히기 마련이죠.

세트 던전의 제일 큰 문제점은 멀티플레이어를 허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세트 던전은 특별한 1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멀티플레이어 경험은 디아블로 III의 중요한 부분이고, 새로운 콘텐츠에서 멀티플레이어를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아블로 III는 목표와 상관 없이 친구들과 언제나 함께 즐길 수 있어야합니다.

새로운 콘텐츠나 기능을 추가할 때, 개발팀의 디자이너들은 “이 기능이 얼마나 잘 작동할까?”라는 질문뿐만 아니라 “PC 버전은 물론 콘솔 버전에서도 잘 작동할까?”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저희는 콘솔 플레이어의 관점에서 세트 던전을 바라봤을 때, 로컬 네트워크 협동 게임에서 소파에 함께 앉아 있는 플레이어 중 한 명 정도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나머지 플레이어는 힘들게 세트 던전을 진행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멀티플레이어 경험이 좋지 못한 경우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했던 거죠.

“처음에는 안될 것 같았지만, 해결책 찾는데 제 팀원들이 크게 도움을 주었습니다.”라며 알렉스는 팀원에게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다수의 플레이어가 각기 다른 세트 던전을 동시에 여는 것을 게임 서버가 어떻게 감당할지부터 던전에 입장할 때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어떻게 보여야할지 까지 모든 것이 까다로웠지만, 팀의 협동으로 성취해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내부의 (그리고 나중에는 커뮤니티의)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세트 던전에 멀티플레이어를 허용한 것이 세트 던전을 파티로 깨도록 설계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저희의 대답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각 던전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혼자 퍼즐을 맞춰 나가듯이 던전을 진행하며 개인적인 업적과 성취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른 이들은 친구들의 도움을 살짝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평소 게임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이를 선택하면 된다는 것이죠.


장단점들 – 다른 세트, 다른 이야기

대다수의 디자인 프로젝트들이 그렇듯, 세트 던전 프로젝트에도 곤란한 요소들이 다소 있었습니다. 몇몇 직업 세트 아이템과 목표들은 구상하는 과정이 쉽고 각각의 근거를 찾기도 쉬운 반면, 어떤 것들은 무척이나 어려웠지요.

예를 들어, 알렉스가 각 세트 던전의 전체적인 틀을 구성하고 있을 때 선동자의 가시 세트는 완전히 새롭게 뜯어 고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선동자 세트를 재설계하던 선임 테크니컬 게임 디자이너 와이어트 쳉은 이때 그에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는 알렉스가 세트 던전의 목표를 정하고 해당 던전이 그 세트 아이템에 생긴 새로운 세트 효과의 원동력과 본질을 잘 반영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선동자의 가시 세트 던전에 도전하는 광경

위 경우와는 전혀 다르게, 야만용사 세트 던전은 비교적 쉽게 구성되었습니다. 야만용사의 세트 던전 중 황야의 진노 세트 던전이 가장 좋은 예라 할 수 있는데, 어려운 세트 던전 중 하나로 알려진 것이 그 이유는 아닙니다. 세트 아이템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것이 세트 던전의 주된 목표인데, 황야의 진노 세트 던전의 목표는 세트를 매우 잘 표현해냈습니다. 군중 제어와 자신이 피해를 준만큼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 소용돌이의 활용과 같은 요소를 검토하게끔 하는 세트 던전의 목표들 덕분에 고유한 경험을 해볼 수 있고, 색다른 방식의 플레이가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트 던전 목표에 대한 이러한 접근은 다른 세트 던전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모든 세트 던전 목표들이 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저희는 너무 많은 변화는 피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멀티플레이어 모드에서 진행하면 하찮게 느껴질 수 있는 저희가 수정하고 싶은 몇몇 목표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출시 후에는 어떠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수정을 최대한 제한하고자 합니다. 업적과 관련된 게임 요소를 수정하는 경우, 자칫하면 플레이어들이 그들의 성취감이 줄었다고 생각될 수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개편은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합니다.


조율하기 – 공개 테스트 과정

공개 테스트 기간 동안, 알렉스는 매일 무수히 많은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검토하였습니다. “저는 수정/검토와 관련된 피드백을 집중적으로 보긴 했지만,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지와 같은 일반적인 피드백도 주목했습니다.” 알렉스는 플레이어분들의 전반적인 피드백에 만족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대부분의 의견과 소감은 제가 기대하던 것과 같았습니다. 세트 던전은 성취 욕구를 자극하는 주목할만한 콘텐츠이지만, 동시에 큰 도전이라는 점을 말이요.”

당연하지만 버그는 저희에게 또 다른 우선순위 사항이었습니다. 세트 던전은 막 선보인 규모가 큰 콘텐츠였고, 규모가 크고 선보인 기간이 짧은 콘텐츠일수록 더 많은 버그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공개 테스트 서버는 이 점에 있어서 저희에게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공개 테스트 서버에 참여해주신 분들과 남겨주신 소중한 피드백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글을 마치며 - 행운을 빕니다!

저희는 세트 던전이 디아블로 III 에서 새롭고 색다른 도전을 제공하길 희망합니다. 모든 분들이 그리 느끼지 못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모든 사람들을 위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확신이 있는 한, 의견이 분분한 콘텐츠일지라 어떤 게임이든 오랫동안 게임을 지탱하고 앞으로 나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거든요. 세트 던전은 적을 처치하고 전리품을 획득하던 이전의 게임 방식에서 탈피하여 어렵게 만들어졌습니다. 너무 어렵나요? 하지만 여러분만 외로운 사투를 벌이는 것은 아닙니다. 개발을 담당했던 디자이너들도 어렵다고 느끼거든요.

“역설적이지만 제가 지배자를 달지 못한 던전들이 여럿 있습니다. 세트 던전 관련 질문을 저한테 물어보신다면, 저는 썩 좋은 조언을 드리지 못할 거에요!”라며 알렉스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이렇게 몇 가지 팁을 제시합니다. “제일 중요한 팁은 구석 모퉁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모조리 다 깨부수지 마세요. 각 던전마다 먹히는 특정 플레이 방식이 있으니, 그 점을 유의하시고요.” 그리고 세부적인 부분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각 세트 던전의 지배자가 되려면 말이죠.

마지막으로, 만약 여러분이 각 세트 던전을 정복했다면, 자기 자신을 축하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결코, 작은 위업이 아닙니다. 그리고 알렉스는 말합니다. “크고 아름다운 녹색의 날개를 달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경의를 표해주세요! 그분들은 대단한 능력을 갖춘 것이니까요… 도전을 위해 어떤 방식을 선택했는지 상관없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