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온 편지: 디아블로 III의 미래

지옥에서 온 편지: 디아블로 III의 미래

안녕하세요. 저는 새로 디아블로 III 게임 디렉터를 맡게 된 조슈아 모스키에라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디아블로 커뮤니티 여러분께 인사의 말씀을 전하고 저에 대해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작가이자 디자이너이며, 거의 평생을 게이머로 지내왔습니다. 게임 개발 분야에는 1996년에 정식으로 일을 시작했는데요. 당시 화이트울프에서 (White Wolf - 미국 게임회사로, 테이블 롤플레잉 게임 『뱀파이어 가장무도회: 레퀴엠』등의 작품을 출시) 작가로 처음 참여했습니다. 캐나다 육군에 복무하고 대학 공부를 마무리하는 중에 Constantinople by NightMontreal by Night 소설을 공동 집필했었죠. 그 후로 인기가 많던 게임 시리즈에도 참여했는데, Homeworld, Company of Heroes, and Warhammer 40,000: Dawn of War, FarCry 등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1996년은 저에게 또 다른 이유로 매우 중요한 해였는데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바로 그 해에 디아블로가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주된 일은 종이와 펜을 쓰는 일이었고, 특히 공포와 판타지가 현실인 세상을 만들고 그 곳에서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업을 주로 했기 때문에 디아블로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둡고 고딕 양식이 짙은 게임 배경에 빠져든 저는, 강렬하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액션성이 가미된 게임플레이와 멋진 아이템을 획득하는 재미에 사로잡혀 수년간 디아블로를 즐겼습니다. 

이런 점들이 저에겐 항상 마법처럼 느껴지는 디아블로의 매력이었습니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불타는 지옥의 악마 무리에 맞서 싸우는 장엄한 영웅들을 존재하는 세계로 시작해, 쉴새 없이 진행되는 모험, 강렬한 액션. 또한 진정한 악의 표본인 도살자와 디아블로 등의 우두머리와 대결하는 플레이어. 그리고 어디에서든 새롭고 더욱 강력한 전리품이 나올 것 같은 두근거림까지. 어느 것 하나 매력적이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제가 블리자드에 입사하면서 책임지게 된 직무는 디아블로 III의 콘솔 버전 구현에 대한 가능성 여부를 함께 확인하고, 콘솔 버전이 어떤 모습이 될지를 작업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진지하게 이 직무에 임했는데, 이는 디아블로 시리즈를 실제로 플레이해보지 못했던 수많은 플레이어들에게 콘솔을 통해 액션과 신나는 보물찾기가 함께하는 디아블로의 마법 같은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디아블로의 핵심적인 요소- 성역의 던전에서 어두컴컴한 통로를 찾아 헤매고, 사악한 악마를 처치해 그 시체로부터 전리품을 획득해본 플레이어 라면 누구나 익숙한 디아블로 특유의 느낌-을 콘솔에서도 동일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저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저의 목표는 콘솔 버전에서 디아블로 III 게임플레이의 핵심적 요소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과 콘솔 버전에서의 게임플레이를 개선하는 데 있었으며, 이제 저는 콘솔버전만이 아닌 게임 전반을 대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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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팀의 동료 일부와 멋진 날씨를 음미하며 찍은 사진(왼쪽), PAX East 시연회에 함께 참여했던 동료들과의 기념 사진(오른쪽).

처음 블리자드 게이머로 시작해 지금 블리자드의 게임 개발자로서, 제가 느끼는 블리자드 게임이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부분 중 하나는 게임 출시 이후에도 그 게임에 열의를 가지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입니다. 블리자드에서 함께 일하고 만나는 많은 분들이 블리자드의 초창기 시절부터 일해왔던 분들인데, 이런 초기 멤버들 덕분에 블리자드에서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모두가 “게임을 최우선으로”하는 문화가 일찍이 조성되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디아블로 III를 출시한 직후 다른 프로젝트로 초점을 돌리기보다 개발과정과 동일하게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헌신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여러분의 의견과 생각에 귀 기울이며 게임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저희는 게임을 출시만하고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게임이 성장하고 진화되게끔 노력합니다.


디아블로 III가 출시되고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개선할 여지가 남아 있으며, 여러분을 놀라게 해드릴 것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트레비스가 앞서 안내드린 것처럼, 아이템 업데이트는 디아블로 III를 발전시키기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 중 하나입니다. 저희는 아이템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지게, 그리고 전리품 획득이 여러분에게 흥분되는 요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전리품 획득을 통해 더욱 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여기에는 획득하는 전리품 개수를 낮추는 대신 전리품 품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것과, 목표 전설 아이템(이름이 붙은 NPC로부터 특정 전설 아이템의 획득 확률이 증가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 그리고  캐릭터 방어구의 외관과 기능을 사용자 취향에 따라 직접 꾸미는 것 등이 있습니다.​ 게임에서 경매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발팀에서도 경매장을 매우 가치 있는 시스템으로 생각하지만, 캐릭터를 강화시키는 데 있어 경매장이 유일한 수단처럼 느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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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디아블로 III를 앞으로 꾸준히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견고한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흥미가 지속될 수 있도록 게임플레이를 진화시키는 여러 시도를 하는 동시에,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가 유지되는 데에도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매 패치 업데이트와 함께 게임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음을 여러분도 공감하시길 기대하며, 지금은 단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향후에는 디아블로 III의 판타지로서의 기본 요소를 보존하는데 초점을 둘 예정인데, 여기에는 디아블로 스토리라인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설계하고, 앞으로 닥칠 위험에 대비해 영웅들에게 적합한 능력을 갖추도록 하고, 여러분에게 두려움을 심어줄 새로운 괴물과 악마를 창조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한번의 플레이로 게임에서 재미를 찾는 플레이어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강한 적에 맞서 싸워보고 희귀한 보물을 찾아나서 캐릭터를 더욱 강하게 육성하는 데에서 재미를 찾는 플레이어도 있습니다.  이러한 플레이어를 위해, 그리고 모든 플레이어들을 위해 성역에 계속해서 방문할 이유를 제공하고자 하며, 이와 관련해 게임의 무작위 속성을 보완하고, 고레벨 콘텐츠를 제시하고, 온라인에서 친구와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디아블로 III의 게임 디자이너, 프로듀서, 디렉터가 전해올 개발팀의 준비 내용에 대해서도 기대해주셨으면 합니다. 

디아블로의 소중한 가족 여러분, 그럼 지옥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