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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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로버트 브룩스

알라라크는 검은 절벽 사이의 그늘진 길에서 멈추어 섰다. 살갗이 따끔따끔했다. 불가능한 일이다. 낮인데도 공기 중에 테라진이 감돌고 있었다.

저기다. 서쪽 벼랑 위. 벼랑을 내리닫는 깔쭉깔쭉한 균열에서 테라진의 뿌연 보랏빛 띠가 굼실굼실 피어올랐다. 진동으로 지하의 가스 공동에 균열이 생긴 모양이다. 작은 공동인 듯하다. 이 선물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알라라크는 테라진 연무 속으로 발을 내딛고 손바닥을 위로 한 채 양팔을 들어올려, 창조의 숨결에 몸을 맡겼다.

그것은 그의 피부에 스며들었다.

그의 핏줄을 흘렀다.

그의 정신을 확장했다.

그것은 그를 아몬, 어둠의 신에게 가까이 데려갔다.

알라라크는 아몬의 뜻, 아몬의 냉혹한 목적, 아몬의 어두운 심장이 우주의 연약한 껍데기 아래에서 약동하는 것을 느꼈다. 공허 속에 얽히고설켜 불끈거리는 핏줄이 지금도 기대로 고동치고 있었다. 타락한 순환에 마지막 일격을 가할 때가 왔다. 알라라크와 선택받은 프로토스 일족 ‘벼려진 자’, 즉 탈다림은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었다.

승천이 임박했다고, 아몬은 약속했다.

하지만 소용돌이치는 연무는 금세 산들바람에 실려 흩어졌다. 축복의 기운은 잠깐 더 머무르고 사라졌다.

이제 테라진은 더 피어오르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해가 지고 나면 대기를 가득 채우겠지. 매일 밤 일어나는 일이다. 왜인가? 아몬의 뜻이었다. 슬레인의 모든 탈다림은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태양이 떠올라 그분의 선물이 사라질 때까지 그분의 영광에 둘러싸인다. 매일 밤, 탈다림은 모두 그분의 어두운 눈길 아래 평등했다.

그러나 햇빛 속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햇빛 속에서는 모두 지위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그 역시 아몬의 뜻이었다.

무거운 장화가 등 뒤에서 부서진 돌멩이를 밟았다. “알라라크 님.” 그의 부하 지나라가 조심스레 다가온 것이었다. “주인님을 찾으십니다.”

지나라는 다섯 번째 승천자였다. 알라라크는 네 번째로, 승천의 사슬에서 한 고리 높았다. 지나라는 언젠가 그를 죽이려 할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닐 것이다, 라고 알라라크는 생각했다. 그는 굳이 돌아보지 않았다. “천천히 가겠다.” 그가 대답했다. 그는 이 장소에 테라진 공동이 더 없는지 조사하고 싶었다. 낮에 여기서 테라진이 더 피어오른다면…

“안 됩니다.” 지나라가 대답했다. “누로카 님께서 보내셨습니다. 주인님과 이야기하고자 하십니다.”

“잘 알겠다.” 네 번째 승천자인 알라라크는 첫 번째 승천자 누로카를 거역할 수 없었다. 이는 그가 아몬을 거역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유도 말씀하시더냐?”“군주 말라쉬에게 라크쉬르를 청하셨습니다.” 지나라가 말했다. “둘 중 하나는 오늘 죽을 것입니다.”

침묵이 협곡에 내려앉았다. 알라라크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럴 수가 없었다. 마치 한순간 생각이 모두 그대로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

불가능한 일이다.

지나라가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지나라는 교활해도 무모하지는 않다. 이 일에 대해 거짓말이라도 한다면 알라라크는 그녀의 내장을 발라내 그 시체를 굶주린 조안시스크의 먹이가 되도록 버려 둘 것이다. 지나라는 알라라크가 여러 부하를 그렇게 처단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진실일 것이다. “흥미롭군.” 알라라크는 이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나머지 생각은 지나라에게서 숨기고 있었다. 지나라가 자기 생각을 그에게서 숨기는 것처럼.

“알고 계셨습니까?”

마침내 알라라크는 돌아서서 지나라의 표정을 살폈다. “그래.” 물론 거짓말이었다.

라크쉬르. 몇 달 동안 고위 탈다림 사이에서는 한 번도 없었다. 아몬의 계획이 결실을 맺기 직전이었다. 계획이 결실을 맺는다면 살아 있는 탈다림은 모두 아몬의 새로운 질서 아래 영광의 자리에 오를 것이었다. 그런데 군주와 목숨을 걸고 싸운다? 지금? 그건 미친 짓이었다. 대체 왜 누로카는…?

지나라가 그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알라라크의 다음 말이 지나라가 의식에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었다.

그는 지나라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내일 싸울 것이냐?”

“글쎄요.” 지나라가 대답했다.

“제법 재미있을 것이다. 군주 말라쉬는 도전자에게 죽음을 쉽게 허락하지 않거든.” 알라라크가 말했다. 이 일이 새어나가서는 안 된다. 승천자들이 전투에 너무 많이 참가한다면, 탈다림 지도자가 너무 많이 죽는다면 그 혼란으로 아몬의 계획이 몇 달, 아니 몇십 년 늦어질 수도 있다. 알라라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었다. 지나라가 빠진다면 그 아래 신분은 아무도 감히 참가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라크쉬르라면 더욱더. 그는 말의 날을 세웠다. “즐겁게 구경해라. 나도 너처럼 유능한 자를 죽이고 싶진 않으니까.”

지나라는 반응하지 않았다. 검고 깔쭉깔쭉한 갑옷 아래에서 어깨가 살짝 꿈틀하며 감정을 살짝 보였을 뿐이었다. “이해합니다.” 지나라는 딱 잘라 말했다. 정말 이해한 게 분명했다. 지나라는 내일 싸우지 않을 것이었다. “누로카 님께서 거처로 오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알겠다.” 알라라크는 매서운 손짓으로 지나라를 물리치며 대답했다.

지나라는 두말없이 어깨 너머로 그를 힐끗거리며 멀어졌다. 그녀는 소문을 퍼뜨릴 것이다. 바람직하다. 알라라크는 자기가 전투 참가를 선언했다고 남들이 믿기를 바랐다. 하지만 누구 편인지는 알지 못하기 바랐다. 모두 혼란에 빠진다면 더욱 바람직하다.

그러면 자기 내면의 혼란을 가릴 수 있을 테니까.

알라라크는 올 때 따라왔던 좁은 길을 따라 협곡을 떠났다. 탈다림 전초 기지까지는 멀지 않았지만 생각할 시간은 충분했다.

의문이 무겁게 마음을 내리눌렀다. 누가 싸움에 참가할 것인가? 그들은 누구를 위해 싸울 것인가?

그리고 알라라크는 몇이나 죽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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