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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이클 코그

"코라문드". 프로토스는 그 우주모함을 "위대한 경이"라고 불렀고, 이 배의 제3 공학자인 이아루가 생각하기에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은 없었다. 선체의 곡선에 드러나는 우아함은 부인할 여지가 없었고, 칼라이 장인에 의해 섬세하게 제작된 미끈한 윤곽은 아이어 북부의 쉬레카 언덕을 떠오르게 했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동력 장치의 고유한 불꽃을 통해 중앙 핵 시스템은 원래 사양 이상의 성능을 발휘했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특히 더 그랬다. 아울러 이아루는 자신이 감독하는 격납고와 생산 설비에서 함대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의 요격기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이 함선의 요격기는 보통 다른 우주모함의 비행체에 비해 두 배에서 세 배까지 많은 적을 처치하곤 했다.

하지만 코라문드의 명성을 드높인 건 다른 어떤 함선도 보여주지 못한 탁월한 기록이었다. 끝없는 전쟁 이후로 수백 년의 운행 기간 동안 이 함선은 셀 수 없이 많은 전투를 이끌면서 그 누구보다 더 많은 거주지를 점령했다. 코라문드의 전설은 워낙 널리 알려져 있어, 이 배가 눈에 띄기만 하면 그 요격기를 두려워한 적들이 꼬리가 빠져라 도망쳤다. 역겨운 저그가 아이어를 공격했을 때, 태사다르가 직접 코라문드가 자신의 기함인 간트리서의 곁에서 싸울 것을 요청했었고, 이 함선은 전쟁이 씁쓸한 입맛을 남기고 마무리될 때까지 명예롭게 그 사명을 다했다. 소위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공허 포격기가 배치되기 시작한 이후에도, 코라문드를 향한 프로토스의 사랑은 이 우주모함이 다른 수많은 함선들과 마찬가지로 속칭 "대함대"에서 퇴역하지 못하게 막았다. 코라문드는 이아루와 수백 만의 다른 프로토스에게 아이어의 전통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그 상징이 지금 위기를 맞았다. 코라문드는 저그에 쫓겨 바나스 행성에 빙글빙글 떨어져 내리며 화염 속에서 최후를 맞을 운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아루가 엔진을 수리하지 못한다면, 그 시간도 머지 않았다.

"위대한 카스의 이름으로, 너 대체 지금 어디에 있나?" 전투 중 공학자들을 감독하는 고위 기사 텐자알이 새된 소리를 질렀다. 늘 그렇듯, 찢어질 듯 높은 그녀 마음의 목소리가 이아루를 움츠러들게 했다. 그녀가 목소리를 조금만 낮춰 주면 모든 사람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살 수 있을-

"지금 뭐라고 했지?"

"아무것도 아닙니다, 고위 기사님." 이아루가 답했다. 생각이 멋대로 흘러가지 않게 주의해야 했다. 그의 헬멧 사이오닉 링크는 왁자지껄한 전투의 혼란 속에서 정신의 소통을 가능케 하기 위해 가장 민감하게 설정되어 있었다. "지금 엔진 접근 통로에서 교차로를 향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곧 중계기가 보일 겁니다."

"서둘러! 방어막이 부서지고 있다. 이제 하나밖에 안 남았-"

함선이 거듭된 작은 폭발에 휘말려 빙글 회전하며 떨렸다. 이아루는 장갑을 낀 양손으로 사다리를 붙잡아 무중력 상태에 몸이 떠오르지 않게 했다.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요격기가 모두 파괴됐다! 선체에 쐐기 벌레다! 저그가 함교에 침투한-"

사이오닉 검에 싹둑 잘려버린 듯 텐자알의 목소리가 끊어졌다.

"고위 기사님?"

그는 링크를 조율했다. 항성 간의 간섭에 의해 통신이 교란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헬멧의 표시 장치는 수신율이 최대값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아루는 마음을 뻗어 봤다. 물론, 자신의 보잘것없는 사이오닉 능력을 생각해 보면, 가능성이 없는 일이긴 했다. 칼라이 계급의 일원으로서, 그는 자신과 가까운 곳을 벗어난 장소와의 소통을 위한 정신 훈련을 제대로 받은 일이 없었다.

'제 3 공학자가 함교에. 응답 바랍니다. 제3 공학자가 사령부에. 응답 바-'

응답은 갑작스런 고통의 해일이 되어 밀어닥쳤고, 그 결과 사이오닉 링크의 여과기가 폭발하며 그의 마음은 고통으로 가득 찼다. 그는 사다리의 가로단에 다리 하나를 걸고, 충격 때문에 통로로 떨어져 나가는 일을 막았다.

'운 다라 마나카이; 운 다라 마나카이.' 그는 아주 오래 전에 배운 칼라니 기도문을 반복했다. 이런 힘든 시간에 그에게 구원이 되어준 말이었다. '운 다라 마나카이. 우리 의무는 끝이 없다.' 그가 이성을 잃어버리지 않게 막아주는 유일한 힘이었다.

'운 다라 마나카이… 운 다라 마나카이.' 서서히 불협화음이 잦아들었다. 그의 마음이 다시 헐떡거리며 숨쉬기 시작했고, 잠시 기다리자 마음이 정리되고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죽었다. 그들은 모두 죽었을 것이다. 법무관, 참모진, 텐자알. 저그가 함교에 침입해서 모두를 학살한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강한 사이오닉의 충격을 설명할 다른 방법은 없다. 그가 느꼈던 고통을 설명할 다른 방법은 없다. 그들의 목소리는 칼라에서 뜯겨나왔고, 그런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고도 그가 살아남은 건 그저 행운이랄 수밖에 없었다.

그런 학살은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함대 사령부는 코라문드에게 저그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프로토스 병력을 지원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최전선으로 이동하던 중, 코라문드는 외딴 행성 바나스에 있는, 오래 전 버려졌다고 생각됐던 거주지에서 구조 요청 신호를 받았다.

그 신호는 함정이었다. 코라문드가 순간 이동하여 나타난 곳은 저그 군단의 한가운데였다. 후퇴는 선택지에 없었다. 공격을 시작한지 단 몇 분만에 코라문드의 중력 보정기가 파괴되었을 뿐 아니라, 엔진 중계기 역시 이상하게 작동을 멈춰, 함선은 저그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이알루와 그의 팀은 저그 타락귀와 뮤탈리스크가 쉴 새 없이 우주모함을 두들기며 우현 갑판을 파괴하는 사이에 서둘러 전투기를 준비시켰다. 그 공격의 와중에 선원 절반이 목숨을 잃었고, 그 중에는 제1 공학자와 제2 공학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연공서열에 따라 이아루가 엔진을 수리할 차례가 되었다. 텐자알은 당장 엔진 접근 통로로 가라고 명령했고, 그 결과 코라문드의 요격기를 발진시키는 건 그의 손아래인 사코포의 몫이 되었다. 이아루가 수정 연결망이나 동력 중계기에 대한 전문 지식이 기껏해야 평범한 수준이라는 점은 고려되지 않았다. 그보다 우주모함에 대해 더 잘 아는 공학자 중 살아 있는 이가 하나도 없었으니까.

사이오닉 링크가 고장났다는 사실은 난처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만 했다. 함선의 선원과 교류할 수도 없었다. 물론, 살아남은 이가 있을 경우의 얘기였겠지만. 코라문드의 운명은 이제 그의 어깨에 얹혀 있었다. 함대의 제3 공학자인 오직 그에게 달려 있었다.

이아루는 마음 속에서 그 끔찍했던 비명의 마지막 메아리를 떨쳐버렸다. 그리고 중계기 연결망에 더 빨리 접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했다. 사다리를 버리고, 벽을 걷어차며 앞쪽으로 가속도를 붙였다.

중력이 없다는 것에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거나, 통로가 흔들리기라도 하면, 그는 미사일처럼 뒤쪽으로 날아갈 수 있다. 조심해야 했다.

의도치 않게 저그의 공격이 그를 도왔다. 아마 쐐기 벌레 때문일 것으로 생각되는 폭발이 선체를 뒤덮으며 그의 가속에 힘을 보탰다. 교차로에 가까워지는 순간 그는 사다리 가로대를 붙잡았다. 다리를 죽 뻗으며 몇 번을 빙글빙글 돈 끝에 그는 급격히 방향을 틀어 수정 중계기 연결망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마지막 긴 통로를 향해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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