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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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밸러리 워트러스

빠져나갈 길은 없었다. 비명을 들어보면 틀림없었다. 혼란에 빠진 암흑 기사들이 한 데 모인 모습, 그리고 그들의 거주지가 완전히 포위당한 모습이 마음속으로 전해졌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암흑 기사들의 두려움이 마음속으로 타는 듯 번져와 그의 영혼을 꿰뚫었다. 환하게 불타오르던 고통은 하나하나 심연 속으로 사라져갔다. 종말은 이미 눈에 선했다. 파괴의 기계들이 오고 있었다...

“사령관님, 현재 안전 지역의 경계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고위 기사 알드리온은 눈을 번쩍 떴다. 잠시 머뭇거린 그는 곧 생각을 추스르고 함선의 통신기를 통해 들려온 조종사의 말에 대답했다. “곧 가겠다, 조라야.”

앞서 맞춰 놓은 알람의 파장이 피부 위에서 진동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깨어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샤쿠라스를 떠나기 전에도 불쾌한 환영이 보였지만, 이번 임무 때문인지 오히려 그 정도가 더 심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집행관 셀렌디스는 신관들과 대화한 후 이번 마지막 결정을 그에게 위임했다. 그는 동지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

알드리온은 여전히 깊은 생각에 빠진 채로 작은 명상의 방을 빠져나와 함교로 향했다. 대원들은 이미 모여 있었다. 그와 같은 아이어 전사 두 명과 조종사인 암흑 기사 한 명뿐이었다. 낯익은 얼굴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이번 임무에 참가할 수 있었던 건 그들뿐이었다. 이 함선조차도 낯설었다. 암흑 기사의 구조물이라는 것만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화면을 봤다.

“이 지역에서는 얼마간 정찰 활동이 없었으니, 저항 세력과 마주칠 수도 있다.” 알드리온이 경고했다. 암흑 기사를 배려하여, 칼라를 통해 감정을 직접 전달하지 않고 사이오닉 통신을 사용하여 말을 직접 전달했다. 아이어 동지들은 이미 오래전 정신적 유대 관계를 맺어 힘들이지 않고 생각과 느낌을 서로 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칼라에 반대해 각자의 독자성을 유지하고자 했던 자들은 결국 추방되어 암흑 기사단이 되었다. 오랫동안 갈라섰던 이 두 무리는 몇 년 전 아이어가 저그에게 함락당했을 때 다시 만났지만, 둘의 관계는 그다지 평온하지 않았다.

알드리온은 아이어의 프로토스 중 비슷한 계급과 경력을 가진 이들과는 달리, 필요한 경우 암흑 기사의 낯선 행동 방식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것을 꺼리는 일도 사치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가 암흑 기사의 마음에 직접 접촉해보려 정신을 내밀어 봐도, 암흑 기사의 마음은 단단히 봉쇄되어 있을 뿐이었다. 마치 차가운 장벽 같았다.

“은폐장 가동.” 알드리온이 명령을 내리자 조라야는 짧게 답했다. 암흑 기사들은 말이 많지 않았다.

낮게 윙윙거리는 소리와 함께 조종사가 함선의 에너지 자원을 능숙하게 조작하여 함선의 모습을 감추자 내부 조명도 어두워졌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자가 있었다면, 함선이 광활한 별 무리 사이로 녹아들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령관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부사령관 텔브루스가 함교에서 그를 돌아봤다. “아이어 프로토스는 그림자 따위에 숨지 않아도 충분히 싸워 이길 수 있습니다!”

“물론이오, 텔브루스. 아우리가의 당신 일족이 고맙게도 당신을 같은 과분한 전사까지 파견해 줬으니 말이오.” 알드리온은 덩치가 거대한 동료를 보며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냉랭하게 대답했다. 텔브루스는 여러 면에서 전형적인 그 일족의 성품을 보여줬다. 강인하고, 용감하지만 자만심이 다소 지나친 성품을. “하지만 불필요한 전투를 벌이느라 우리 임무를 노출시킬 수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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